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2007년 4분기 실적 공개를 앞둔 엘피다가 이 기간 동안 103억엔(한화 920여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D램 시장 ‘버티기’경쟁 삼성 흑자…‘맷집 과시 ’하이닉스·日엘피다 적자예고 문화일보>

엘피다는 1000억 엔 정도의 올해 투자계획과 함께 전략적 제휴 및 M&A 방침을 밝혔다. <일본 엘피다,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M&A 추진할 듯 디지털데일리>

하이닉스반도체가 8인치 반도체 라인을 추가 매각하지 않고 올 하반기부터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하이닉스, 8인치 라인 안판다 올 하반기부터 시스템LSI로 전환키로 한국경제>

일본의 D램 전문기업 엘피다의 2007년 4분기 실적을 메릴린치가 추정한 보고서가 나왔다. 그 결과는 영업손실 920여억원으로 나왔다. 삼성전자가 4,300억원의 영업이익, 하이닉스는 지금 분위기로 보아 3,0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본다고 할 때, 엘피다의 920억원의 영업손실은 D램 가격경쟁력에 있어 넘버 2의 지위를 확고히 굳힌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엘피다가 D램 가격경쟁력 부분에서 하이닉스를 제쳤다는 것이다.

또 다른 뉴스로는 엘피다가 M&A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이는 엘피다가 D램 가격 경쟁력 우위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기업인수가 진행될 것 임을 예고한다고 하겠다. 뉴스에서는 M&A가 시작되면 D램 제조업계의 구조조정이 시작되어 D램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를 하는 모양인데 포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문제는 엘피다가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이 크다고 하겠다. D램시장 세계 점유율에 있어서 2007년 4분기에 삼성전자가 30%를 오랜만에 탈환했다고 하고, 하이닉스는 20% 초반대이고, 엘피다가 10% 초반대라고 한다면, 하이닉스와 엘피다의 D램 경쟁력이 비슷하다고 본다면, 하이닉스가 3,000원의 영업손실이라면 엘피다는 1,500억원 정도의 영업손실이 나야 맞는다. 그런데, 엘피다가 920억원에 그친 것이다.

결국 D램 치킨게임의 결과로 대만 D램 제조업체들의 구조조정까지 몰고 갔으나 복병을 만나고 말았다. 오히려 D램 가격전쟁의 최대 수혜기업은 삼성전자도 아니고, 하이닉스는 더 더욱 아니며, 일본의 D램 자존심으로 절치부심(切齒腐心)하고 있는 엘피다가 될 수도 있다고 하겠다.

치킨게임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대만의 D램 제조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D램 제조기업은 한정되어 있다. 물론 하이닉스는 여력이 안되고, 삼성전자도 안된다. 현재로 여력이 있고 독과점 규제를 받지 않을 D램 제조기업으로는 엘피다가 보일 뿐인 것이다.    

이 와중에 하이닉스는 이천(M7), 청주(M8,M9)의 8인치 반도체 팹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한다. 분명 계획으로는 한 개의 8인치 팹을 매각하고 그 매각대감과 추가 투자금을 합쳐서 12인치 팹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는데 이 계획이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하이닉스의 수익성 악화가 이유라고 하겠다. 2007년 4분기에 3,000억원 영업적자를 보고, 2008년 1분기도 그와 비슷한 규모의 손실이라고 본다면, 또 12인치 팹 M11이 본격 가동되는 2분기에는 손실규모를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본다면, 추가 투자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론적으로 하이닉스가 더 이상의 투자여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하이닉스가 8인치 팹을 매각하지 않고 시스템 LSI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는 그럴 듯한 이유를 대고 있지만 시스템 LSI 생산이 D램 찍어내듯이 팹을 가동만 하면 돈이 되는 칩을 생산할 수 있는 냥 쉽게 얘기하고 있다. 최진석 하이닉스 반도체 부사장이 시스템 LSI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고 했는데, 최진석 하이닉스 부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의 D램 제조 전문가이지 비메모리 그 중에서도 시스템 LSI 전문가는 아닌 것이다. 그리고, 하이닉스에 비메모리 전문가 임원이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무엇을 믿고 하이닉스가 비메모리 사업에 자신감을 표출하는 지 도통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영원한 하이닉스맨" 삼성도 아쉬워한다는 최진석 하이닉스부사장 6년 전 옮겨온 삼성출신 하이닉스 부활‘일등공신' 헤럴드경제

마무리하면 D램 치킨게임의 승자는 엘피다가 차지하는 분위기로 흐른다는 점이며, 여태껏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감내하며 치른 D램전쟁의 댓가는 더 커다란 적을 만들어내는, 겉으로는 승리를 한 듯 보이지만 실속은 하나도 없는, 아니 후환이 두려워지는 어이없는 결과로 끝나게 될 공산이 크다고 하겠다. 오히려 하이닉스는 D램 치킨게임의 승리는 커녕 커다란 좌절을 맞보았다.

하이닉스와 엘피다의 확정된 영업손실 규모를 보고 싶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2007년 4분기 실적공개일(2월 1일)이 다가올 수록 나오는 보고서는 영업손실이 더 확대되어 나오고 있다. 오늘 현대증권 보고서는 3,200억원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위기가 다가온다고 하겠다.

실리콘화일의 CIS 파운드리(위탁생산)가 동부하이텍에서 하이닉스로 옮겨가는 의미
하이닉스 2007년 4분기 영업실적이 대만 난야와 이노테라의 영업적자보다는 적어야 할텐데
엘피다메모리와 파워칩세미컨덕터의 렉스칩일렉트로닉스는 눌러야
삼성전자 경영설명회(IR)에서 반도체총괄 강영호 상무가 간접적으로 하이닉스 언급
삼성전자 반도체 뛰어난 4분기 실적은 경쟁사(특히 하이닉스)에게는 고통의 연장


  1. 잘 읽었습니다. 2008/01/31 03:04  address  reply

    글 잘읽었습니다. 하이닉스 현직자인대요 이 글 쓴 분의 정체가 너무 궁금하네요.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는 부분도 있는데 전반적으로 너무 예리하시네요.

    • 포투 2008/01/31 09:04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현재 하이닉스에 근무하시는 분이시라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있다면, 어떤 내용을 동의할 수 없는 지 언급해 주시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입니다.

      정체를 알고 싶다고요? 아시면 뭐 달라질 게 있을까 싶습니다. 잠시 업계에 발을 좀 담궈본 사람이라는 대답으로 충분하다 여깁니다.

  2. 잘 읽었습니다. 2008/01/31 09:24  address  reply

    회사에서도 여길 접속하게 되는군요

    전 일반 연구원, 공대생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요,
    잠시 담궈본 분은 아닌 것 같은대요..^^

    동할 수 없는 소수의 부분이란 건 그냥 기획하는 회사 내부자의 입장일 뿐 신경 안 쓰셔도 되겠지요..

    근데 현직자 입장에서

    포투님 하이닉스 넘 미워하진 말아주시고요^^

    좋은 하루 되셔요.

    • 포투 2008/01/31 09:53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포투가 반도체 관련 쓰는 글의 맥락을 잘 보시면 하이닉스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애정이 넘쳐 탈입니다.

      밝히기 뭐 하지만, 하이닉스를 좋아하는 분명한 이유가 포투에겐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논조가 강해지는 경우는 있어도,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쳤으면 하는 바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님도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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